읽기/H의 지난 독서

The Namesake -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 우러난 책

pH7.0 2011. 2. 1. 15:38
제목: The Namesake
저자: Jhumpa Lahiri
출판사: Houghton Mifflin Harcout  (2004. 9. 1)
북로그에 처음으로 올린 날: 2005. 03. 24

   유학 가서 공부하고,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자식 낳아 키우고... 청소년기 이후를 내가 태어난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살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그 자식들은 어떨까? 동양과 서양의 혼합 또는 충돌... 서양 속으로 들어간 동양 ... 이 책은 위의 생각에 대한 고찰을 토대로 한 이민 1세(Ashoke와 Ashima)와 2세(Gogol과 Sonya)의 이야기이다.

"The namasake"의 주인공인 Gogol의 이름은 아버지(Ashoke)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어릴 적부터 좋아하긴 했지만 자신이 철도 사고로 시체로 여겨질 뻔했던 상황에서 책(고골의 외투)을 움직여서 구조된 이후로 더 애착을 갖게 되었다)의 성(고골은 정확히 말하자면 이름이 아니고 성이다)에서 따왔다. 동양인이면서 서양인(그것도 러시아 사람!)의 성을 이름으로 가지고 사는 주인공... 위에서 얘기한 동양과 서양의 혼합이 제대로(?) 이루어 졌다고 해야할까... Gogol은 자기 이름이 너무 싫어서 대학교 입학 직전 Nikhil로 이름을 바꾼다. Gogol로 대변되는 그의 동양적 세계와 Nikhil로 대변되는 그의 서양적 세계가 이름으로 확연히 구분된다.(작가는 소설 곳곳에 이런 대칭을 너무 재치있게 심어놓았다) Ruth, Maxine과 같이 Gogol의 동양적 세계를 알지 못하는(Gogol이라는 그의 어릴 적 이름을 모르는) 미국여자(백인)와는 결혼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결국 자신의 동양적 세계도 알고 있는(Gogol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는) 같은 이민 2세대인 Moushumi와 결혼한다. 동양과 서양의 양면을 가지고 있는 Gogol과 달리 Moushumi는 완전히 서양식으로 동화된 사람이었고, 그 근본적인 차이는 Moushumi의 외도, 그리고 이혼으로 이어진다. 완전한 동화없이는 뿌리내리지 못하고 이도 저도 아닌 채로 둥둥 떠다니게 된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인 것 같았다. 동양과 서양의 만남인데... 결국 흡수가 결론인가?...ㅡㅡ;;; 그것보다도...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인 것 같다... 유학생의 삶... 이민자의 삶...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소재이다.

이 이외에도 다양한 소재가 숨어있었는데 인도와 우리네의 닮은 모습을 볼 수 있는 소재가 특히 눈에 띄었다. 아이 돌잔치... 돈, 연필 등을 놓고 돌잡이 하는 모습... 가족 중심 문화... 가족끼리는 이름말고 "언니", "오빠", "삼촌" 등의 호칭을 쓰는 것... 아울러 작가의 세밀함 덕분에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것은 동양인의 시각에 비춰진 미국인 가정의 모습... 그 차이... 부러움과 동시에 거부감이 느껴지는 시선이다. 내가 그 상황에 처하게 되면 하게 나도 같은 생각을 할 것 같단 생각을 했다. 도입부에 이야기 진행이 좀 더뎌서 처음에는 읽기 힘들었지만 읽어나갈수록 읽는 사람을 잡아당기는 힘이 있는 소설이었다.